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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광산 파업을 다룬 영화 - 런던 프라이드

by croissant-story 2025. 6. 24.

영화 런던프라이드 포스터

 

  • Overview
  • 영국 광산 파업을 다룬 영화
  • 줄거리
  • 마크 애쉬튼과 등장인물 소개
  • 억압과 차별이라는 공통된 경험으로 연대하는 광부와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

 

Overview

영화 〈Pride〉는 1984년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 파업 중이던 광산 노동자들과 런던의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연대하게 된 독특하고도 감동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영화는 마틴 션(Matthew Warchus) 감독이 연출하고, 벤 슈네처, 조지 맥케이, 앤드류 스콧, 이멜다 스턴턴 등 다채로운 배우들이 출연하며, 유머와 따뜻한 인간미,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Pride〉는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두 집단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게 되었는지, 그 진정성 있는 과정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성소수자 단체인 LGSM(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은 언뜻 보기에 광산노조와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단체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이 공통된 고통을 인식하고 손을 맞잡는 과정을 섬세하고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2014년 개봉 이후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으며,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하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고, 코미디적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관객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특히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만큼 더 큰 울림과 현실감을 주며, 지금의 우리 사회에도 ‘연대’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상기시킵니다.

 

영국 광산 파업을 다룬 영화

〈Pride〉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영국 역사상 가장 긴 노동 파업 중 하나로 기록된 ‘광산 파업(1984~1985)’ 시기입니다. 당시 영국은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끄는 보수 정부 아래에서 급진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었고, 그 핵심은 국가 소유 산업의 민영화였습니다. 대처 정부는 수익성이 낮은 탄광을 대거 폐쇄하면서 수많은 광부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이에 반발한 전국광산노동조합(NUM)은 장기 파업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 파업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영국 사회 전반의 계급 구조와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거대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언론은 광부들을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으로 묘사했고, 경찰은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습니다. 사회의 이목이 광부들에 집중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소수자인 성소수자들은 자신들도 국가와 언론, 경찰로부터 유사한 억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 결과 런던의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LGSM이라는 단체가 결성됩니다. 이들은 ‘우리도 억압받는 존재로서 광부들을 돕자’는 취지로 모금 운동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소수자와 노동계급은 서로 낯설고, 때로는 적대적인 관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대는 이루어졌고, 실제로 광산노조는 이후 영국 노동당과 함께 성소수자 권리 보장을 위한 법안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은 영화 속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감정의 변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며, 단순한 인간 드라마를 넘어 ‘연대의 역사’를 조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줄거리

영화는 런던 프라이드 행진이 한창이던 1984년 여름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마크 애쉬튼이라는 젊은 게이 활동가는 뉴스에서 광산노조 파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광부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LGSM(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거리에서 모금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광산노조가 이들의 도움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웨일스의 작은 마을 오니언 펜번에서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합니다. LGSM 멤버들은 직접 마을을 방문하게 되고, 처음엔 경계하던 마을 주민들과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문화적 차이와 편견, 오해가 있었지만, 함께 파티를 열고, 직접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광부들의 가족들, 특히 여성들은 LGSM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마을의 분위기는 점점 변해갑니다.

하지만 연대는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외부 언론의 조롱과 내부 갈등, 에이즈 확산 등으로 LGSM은 해체 위기를 맞기도 하고, 마크와 조를 비롯한 멤버들은 개인적인 상처와 정체성의 혼란에 직면합니다. 조는 가족과의 갈등 끝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로 결심하고, 마크는 자신이 HIV 양성임을 알게 되지만 끝까지 활동을 이어갑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1985년 런던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광부들이 대규모로 참여해 LGSM을 지지하는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은, 두 집단의 연대가 단순한 동정이 아닌 ‘상호 존중과 우정’으로 발전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이 사건은 이후 영국 성소수자 권리 향상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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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애쉬튼과 등장인물 소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들 각각이 모두 서사의 중요한 축을 형성한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마크 애쉬튼은 벤 슈네처가 연기했으며, 이상과 열정으로 가득 찬 리더이자 LGSM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의 리더십과 헌신은 그룹을 하나로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실존 인물인 그는 이후 HIV로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그의 유산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습니다.

조 브롬리(조지 맥케이 분)는 영화 속 관객의 시선을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10대 소년이 LGSM에 합류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세상에 눈을 뜨는 성장의 서사가 중심을 이룹니다. 그는 부모 몰래 활동을 이어가지만 결국 자신을 드러내기로 결심하며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합니다.

앤드류 스콧은 스테판 역으로 출연하여 조용하지만 깊은 감정을 지닌 인물로 활약합니다. 에이즈로 친구를 잃은 경험을 가진 그는 조심스럽지만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LGSM의 내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연인 게스는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쾌활한 인물로,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광산 마을 인물들도 인상적입니다. 패디 콘시딘이 연기한 다이는 처음엔 경계하지만 이내 LGSM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중심인물이며, 이멜다 스턴턴이 연기한 헤피 나는 영화에서 가장 따뜻하고 인상 깊은 캐릭터로 손꼽힙니다. 그녀는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마을 분위기를 바꿔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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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과 차별이라는 공통된 경험으로 연대하는 광부와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

〈Pride〉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이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는 ‘진심은 전염된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다고 느껴지는 두 집단—광부와 성소수자—는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억압과 차별이라는 공통된 경험을 통해 연대하게 됩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영화는 진정한 변화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오늘날에도 사회적 갈등과 혐오, 배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 영화는 강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연대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이해하고 손을 맞잡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광산노조가 이후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공식 지지하게 된 실화는 연대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변화를 이끄는 힘임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슬픔과 상실, 갈등을 담고 있으면서도 희망적이고 유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코미디와 감동의 조화, 실존 인물의 강한 울림,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질문—"나는 누구와 연대하고 있는가?"—를 관객에게 던지는 작품입니다.

연대를 통해 삶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진심으로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