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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일어났던 유대인 대규모 검거 작전을 다룬 영화-라운드업

by croissant-story 2025. 6. 22.

영화 라운드업 포스터

 

  • Overview
  • 파리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유대인 검거 작전을 다룬 영화
  • 줄거리
  • 요셉 바이스만과 등장인물 소개
  • 국가 권력과 도덕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작품

 

Overview

<라운드업(La Rafle)>은 2010년에 개봉한 프랑스 역사 드라마 영화로, 제2차 세계대전 중 1942년 파리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유대인 강제 연행 사건, 즉 '벨디브 라플(Vélodrome d'Hiver Roundup)'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어두운 장면 중 하나를 고스란히 재현하며, 침묵과 방관,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감독 로즈 보쉬(Roselyne Bosch)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장 르노, 멜라니 로랑, 가드 엘마레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실존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극을 전개하며, 당시의 참혹한 현실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단순한 전쟁영화나 유대인 박해 영화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거대한 비극을 다룬다는 점에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파리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유대인 검거 작전을 다룬 영화

1942년 7월 16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비시 정부는 나치 독일의 요구에 따라 파리에서 유대인 대규모 검거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 작전은 ‘벨디브 라플(Vel' d'Hiv Roundup)’이라 불리며, 13,000명 이상의 유대인이 파리 시내 곳곳에서 체포되어 벨로드롬 디베르(겨울 실내 사이클 경기장)에 임시 수용된 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송되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이 검거작전이 독일군이 아닌, 프랑스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실행되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 시민사회와 정부의 협조로 진행된 이 사건은 전후 오랫동안 ‘국가적 수치’로 여겨졌고, 프랑스 내부에서도 오랫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조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라운드업>은 이 역사적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당시의 정치 상황, 민중의 침묵, 저항운동의 미약함 등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는 단지 유대인 학살이라는 주제뿐 아니라, 인간의 도덕성과 국가의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도록 만듭니다.

 

줄거리

1942년 여름, 파리의 유대인 거주지에서 평화롭던 일상은 새벽을 가르며 들이닥친 경찰의 발소리에 무너집니다. 프랑스 경찰들은 독일의 지시에 따라 수천 명의 유대인을 갑작스럽게 연행하기 시작합니다. 요셉 바이스만은 열한 살의 소년으로, 가족과 함께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어 겨울 실내경기장인 ‘벨로드롬 디베르’에 감금됩니다.

그곳은 이미 수천 명의 유대인으로 가득 차 있었고, 위생 상태는 열악하며 음식이나 물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연행된 사람들은 가족이 함께였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분리되고,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극도의 공포 속에 놓입니다. 요셉은 그 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견디며 희망을 품으려 애쓰지만, 점차 상황은 악화되어 갑니다.

의사 다비디안과 간호사 앤은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헌신합니다. 하지만 의료기기나 약품은 턱없이 부족했고, 군인들의 감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요셉의 부모 역시 자신들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프랑스 당국은 모든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내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며칠 후, 감금된 유대인들은 점차 철도역으로 이동되어 아우슈비츠를 포함한 동부 유럽의 강제수용소로 이송되기 시작합니다. 요셉은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그의 가족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로서 이 참혹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야기는 결국 요셉의 눈에 비친 세상—비정함과 연민, 침묵과 행동의 경계 속에서 보여준 인간 군상들—을 통해 마무리됩니다. 영화는 끝으로 "요셉은 실존 인물이며, 살아남았다"는 자막과 함께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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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바이스만과 등장인물 소개

  • 요셉 바이스만 (조 위르디 분):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11세 소년으로, 가족과 함께 연행되어 비극의 현장을 겪게 됩니다. 실제 생존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물로, 관객은 그의 시선을 통해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 닥터 다비디안 (장 르노 분): 유대인 병원 의사로, 벨디브 실내경기장에 감금된 이들을 끝까지 돌보며 인간성과 연민을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구조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인물입니다.
  • 앤 풀레인 간호사 (멜라니 로랑 분): 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간호사로, 유대인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애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한계 속에서도 끝까지 맞서는 저항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 슈몰 (가드 엘말레 분): 요셉의 아버지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그의 좌절과 무력감은 전쟁 속 평범한 시민의 고통을 대변합니다.
  • 피에르 라발과 르네 보스케: 프랑스 정부의 고위 관료로, 나치 독일과 협력하며 유대인 추방을 주도한 인물들입니다. 실제 역사 인물을 바탕으로 하여, 관료주의적 범죄의 현실을 고발합니다.
    이 모든 인물들은 각각의 입장에서 사건을 겪으며 인간성과 비인간성, 저항과 침묵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영화의 사실감을 더욱 높여주며, 관객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국가 권력과 도덕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작품

<라운드업>은 단지 한 시대의 비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가 국민을 배신할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특히 프랑스가 자국민을 자국 경찰의 손으로 나치에게 넘겼다는 역사적 사실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줍니다. 이는 단지 당시의 프랑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반복될 수 있는 ‘국가 권력과 도덕’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영화는 여러 인물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침묵’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방관한 이웃, 명령에 복종한 경찰, 제도를 앞세운 정치인들 속에서, 유일하게 희망을 보여주는 존재는 아이들과 그들을 지키려는 평범한 의료진, 이웃들입니다.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노력’ 임을 영화는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점은, 이 영화가 실제 생존자 요셉 바이스만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촘촘히 구성된 극은, 허구보다 더 처절하고 진실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전쟁이나 학살을 다룬 수많은 영화와 달리 <라운드업>은 ‘희생’이 아닌 ‘책임’과 ‘기억’에 초점을 맞추며, 보는 이로 하여금 “나는 과연 그 시대에 무엇을 했을까?”라는 물음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기억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 되풀이되어선 안 될 비극,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에 대해 말합니다. <라운드업>은 그저 비극을 묘사하는 영화가 아닌, 오늘날의 관객에게 역사를 통해 인간됨을 묻는 진중한 질문입니다. 보는 내내 고통스럽고 먹먹하지만, 꼭 한 번은 봐야 할 영화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